우리 김치의 깊은 맛과 건강한 요리법을 더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한식일보를 통해 제가 가진 지식들을 재미있게 풀어내 보려 합니다.
▲ 3월의 김치, 시원한 김치속의 봄보양식 ‘전복 물김치’
3월 하면 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달력 속의 3월과 달력 뒤에 숨어 있는 음력의 계절감은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3월 하면 자연스럽게 봄을 떠올리게 된다.
꽃샘추위가 시작되면서 날씨는 아직 차갑지만, 봄이라는 느낌 때문에 봄옷을 꺼내 입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각종 호흡기 질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져 고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처럼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각종 봄 질환은 현대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 역시 봄철이면 여러 질환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서민들은 겨울 땅의 기운을 밀고 올라오는 각종 산나물과 봄나물을 이용해 봄 보양식을 즐겼을 것이다. 그렇다면 임금과 양반들은 나른한 봄날, 기운을 북돋워 주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렇게 나른한 봄날에,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맑고 개운한 맛을 주고 입안에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김치를 소개하고 싶다. 바로 ‘전복물김치’다.
전복? 전복으로 무슨 김치를 담글 수 있느냐고 궁금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복은 향토음식의 재료 가운데 하나로, 남해를 비롯한 바닷가 지역에서는 고춧가루를 넣고 전복을 숭덩숭덩 잘라 익혀 먹는 포기김치를 담가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런 전복으로 한층 고급스러운 물김치를 담근 것이다.
전복은 ‘바다의 산삼’이라 불릴 만큼 귀한 식재료다. 맛도 뛰어나지만 영양가 또한 높아 피로 회복과 활력 증진에 매우 효과적인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전복에는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고, 아르기닌 성분 또한 많이 들어 있어 근육의 피로를 덜어 주고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주는 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전복은 소화에 부담이 적기 때문에 예로부터 허약한 체질의 사람이나 수술 후 보양식 재료로도 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만큼 단백질 함량이 높고 미네랄이 풍부해, 전복 한 마리를 요리해 먹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을 든든하게 받쳐 주는 음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전복을 활용하고, 전복 껍질로 국물을 내며, 여기에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로 맛을 더하면 정말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나 역시 처음 전복김치를 접했을 때 “이런 김치를 내가 맛볼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입안에 퍼지는 바다의 향기와 각종 과일, 채소의 향을 함께 느끼며 맛본 적이 있다.
이렇게 나른한 봄날, 맑고 개운하면서도 영양소가 가득한 시원한 국물을 맛보고, 쫄깃한 전복살과 함께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면 3월의 봄바람은 한결 더 시원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것 같다.
전복 물김치 레시피
▲ 재료
전복 1kg(15미)
△ 전복 삶는 물 : 물 1,000ml, 맛간장 2큰술, 생강즙 2큰술
△ 전복 찌는 재료 : 다시마 사방 20cm 1~2장, 무 400g
△ 김치소 : 무 300g, 통생강 30g, 청고추 1개, 더덕 2뿌리, 배 1/2개, 귤피 2개분, 깐밤 10개, 액젓 1큰술
△ 고명 : 실고추 약간
△ 국물 : 전복 껍질 15개, 자투리 무 약간, 액젓 2큰술, 청주 15ml, 물 1,500ml
▲ 만드는 법
1. 전복은 깨끗이 씻어 껍질과 내장을 분리한 뒤, 다시 한 번 세척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2. 전복 껍질과 자투리 무를 넣고 국물을 끓인 다음 식혀 둔다.
3. 손질한 전복은 중불에서 3~5분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둔다.
4. 다시마는 30분 정도 물에 불린다. 무는 편으로 썰어 찜기에 깔고, 그 위에 다시마를 펼친 후 전복을 올려 다시마 물과 함께 약불에서 20~30분간 찐다.
5. 찐 전복은 그대로 식힌 뒤, 건조기에서 50도로 앞뒤 각각 30분씩 말린다.
6. 무, 생강, 청고추, 더덕, 배, 귤피, 깐밤은 가늘게 채 썰어 액젓으로 간해 김치소를 만든다.
7. 건조한 전복은 배 쪽을 갈라 포를 뜨듯 손질하되, 두 장으로 완전히 나뉘지 않게 한다.
8. 전복 사이에 김치소를 채워 넣는다.
9. 실고추를 고명으로 올리고 준비한 국물을 부어 마무리한다.
10. 하루에서 이틀 정도 숙성시키면 맑고 개운하면서도 깊은 맛의 전복물김치를 즐길 수 있다.